약속
작성일 20-06-29 01: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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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호주한인TV 조회 174회 댓글 0건본문
B와 나는 학창시절부터 단짝이었다. 따돌림 당하던 나를 구원해준 고마운 사람이기도 했다.
언제나 어딜 가도 우리들은 항상 붙어지냈다.
우리 둘다 모델을 지망했기에 더욱 말이 잘 통했던 것 같다.
그런 우리들을 보는 주위 시선은 곱지 않았기 때문에,
B가 따돌림의 주범이었다든지, 널 가지고 노는 것이라는 식의 소문이 종종 들려왔다.
하지만 B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주었다.
그러던 어느날 B가 말했다.
[나, 네가 나보다 먼저 죽는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.]
나를 그만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감동해버리고 말았다.
나도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니, B가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.
[그럼 우리 약속하지 않을래?]
[무슨 약속?]
[만약에‥ 우리 둘 중 하나가 먼저 죽으면 나머지도 같이 죽는거야.]
갑자기 그런 말을 꺼내는 B가 이상했지만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.
우리의 우정은 죽을때까지 영원할거라 생각했으므로.
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나는 에이전시에 들어가 신인 모델로 데뷔하게 되었다.
그에 반해 B는 적당한 기회를 잡지못해 겉도는 것 같았다.
B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난 가슴이 아팠지만, 나의 주가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.
그러던 어느날 B가 실종되고 말았다. 달랑 쪽지 하나를 남긴 채였다.
[모든 것이 견딜 수 없어서 이런 방법을 택하고 말았습니다. 나의 죽음을 용서해주세요.]
B의 장례식에 다녀온 나는 예전에 했던 약속이 떠올라 점점 두려워졌다.
B에게 미안했지만 지금 죽을 순 없었다. 내 인생의 행복이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되었으므로‥‥.
그러던 어느날, 잠에 취해 있던 나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눈을 떴다.
눈앞에 B가 살기등등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다.
[이 재수없는 년 같으니! 어째서 죽지 않은거야! 어째서 죽지 않았어!]
아무래도 소문은 사실이었던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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